옛날에 몸이 아픈 스님이 있었습니다. 옷 세 개에 발우 하나 밖에 없는 가난한 스님이었습니다. 신심 있는 불자 한 분이 약을 보시하고 오랫동안 스님을 보살펴드렸습니다. 아픈 스님을 보살펴준 인연의 과보로 인간계와 천상계에서 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인간 세상에 부자로 태어나 인간의 수명이 다하면 또 천당에 태어났고 천당의 수명이 다하면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인간계와 천상계롤 오갔습니다. 이번 생에는 석가모니 부처님 시대에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새장가를 들었습니다. 계모는 아이를 싫어했을 뿐만 아니라 마음이 독해서 여러 번 죽이려고 했습니다. 한 번은 고의로 아이를 불구덩이에 던졌지만 죽지 않았습니다. 또 한 번은 펄펄 끓는 탕 속에 던졌지만 죽지 않았습니다.
또 한 번은 아이를 물가에 데리고 갔습니다. 계모는 아이를 손으로 강물에 밀어 넣었습니다. 큰 물고기가 아이를 집어삼켰습니다. 한 어부가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잡아 올려 물고기 배를 갈라보니 아이가 살아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고기잡이 어부는 아이를 데려다 자기 아이로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이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 퍼졌고 소문을 들은 아이의 친아버지는 아들이 살아있다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보러왔어요. 어부의 살뜰한 보살핌 속에 아이가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생부는 아이를 데려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부는
“당신들이 아이를 원하지 않아 아이를 강물에 던져 물고기 밥이 되었고 내가 그물로 물고기를 잡아 아이를 구했으니 아이는 다시 태어난 겁니다.내가 아이를 데려와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어떻게 돌려드려요?”
하지만 생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아이가 몇 차례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죽지 않은 것은 나와 부자의 인연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당연히 제가 아이를 데려가야 합니다.”
아이를 두고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구경꾼들이 몰려들어 편을 들었어요.
“당신 아들이에요. 데리고 가는 게 맞죠. 아이한테 잘 해주세요.”
하지만 어부의 편을 드는 사람은 죽을 뻔한 아이를 구해주었으니 어부가 아버지나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 사람이 나섰어요.
“제가 제안을 하겠습니다 두 분의 아들로 합시다. 아이에게 두 사람의 성을 다 줍시다.”
이렇게 해서 아이는 두 개의 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몇 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죽지 않은 것은 과거 생에 아픈 스님에게 약을 주고 먹을 음식을 보시하고 보살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인연으로 인간계와 천상계에 태어나 복을 누렸고 이번 생에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160살까지 살며 장수를 누렸습니다.
이것이 인연입니다. 세상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가요? 병통보다 더한 고통은 없습니다. 아픈 사람을 보면 우리는 가엾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상대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상대가 힘들면 나도 슬퍼하며 약을 주고 돈이나 음식을 주며 도와줍니다.
아픈 사람을 보면 병원에 가게 합니다. 약을 지을 돈이 없으면 도와줍니다. 그러면 가정은요? 가정형편이 어려운데 어떻게 할까요? 방법을 찾아 금전적인 도움을 줍니다. 과거에 무슨 업을 지었든 이번 생에 얼마나 병통에 시달리든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번 생에 인과를 익히고 알아 보시를 하고 악업을 짓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항상 베풀려고 한다면 이번 생에 달리 무언가를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히 재앙이 복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항상 마음을 잘 돌봐야 합니다.
사람과 일에 대해 집착하지 말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맺어야 합니다.좋은 인(因)을 심고 좋은 연(緣)을 맺고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 증엄스님의 설화에 담긴 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