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산속에 온몸의 털이 아홉 가지 색깔로 빛나는 사슴왕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사슴왕이 강가를 거니는데 살려달라는 사람의 소리가 들렸어요. 사람이 물에 떠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사슴왕은 가엾게 여기고 바로 물에 뛰어들었어요. 사람이 있는 곳으로 헤엄쳐가 말했어요.
“제 뿔을 잡고 등에 올라타세요.”
온 힘을 다해 사람을 구했습니다. 사람이 감동해서 말했어요.
“평생 당신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사슴왕이 말했어요.
“됐습니다. 사람들이 제 털과 가죽을 찾아다니니 여기에 사슴이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마세요.”
사람은 맹세했습니다.
“말하지 않을게요.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나라의 국왕은 인자했습니다. 하루는 왕비가 꿈에서 사슴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온몸이 아홉 가지 빛깔인 사슴이 왕비는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슴 털로 옷을 만들어 입고 사슴뿔을 갈아 귀고리를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왕비의 말을 들은 국왕이 말했어요 세상에 그런 사슴이 있단 말이오? 왕비가 말했어요.
“그 사슴을 구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어요.”
국왕은 사슴을 구한다는 방을 붙였습니다. 사슴이 구해준 사람이 방을 봤습니다. 방을 보고는 부자가 되겠구나 하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는 국왕에게 사슴에 대해 고했습니다. 국왕은 병사를 이끌고 사슴을 잡으러 갔습니다.
사슴은 나무 아래에서 잠자고 있었습니다. 새 한 마리가 나무에서 국왕이 병사를 이끌고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새가 계속 짖어댔습니다. 국왕이 가까이 오자 사슴의 귀를 쪼아댔습니다. 사슴이 깨어나니 국왕과 병사들이 이미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사슴왕은 국왕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어요.
“지금 이 시각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물어볼 게 있습니다. 국왕이시여, 제가 사는 곳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어떤 사람이 네가 사는 곳을 알려주었다.”
사슴왕은 며칠 전 물에 빠진 사람을 보고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구해준 일을 얘기했습니다.
“그 사람이 제 하인이 되겠다는 것을 제가 됐다고 했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제가 있는 곳을 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왕은 탄식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사악하구나. 목숨을 구해준 사슴을 감히 해치려고 하다니.”
국왕이 사슴에게 말했어요.
“앞으로 사슴 사냥을 금지시키겠다.”
왕비는 이 소식을 듣고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제 소원을 안 들어줄 수 있어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화를 못 이기고 죽었습니다. 국왕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탐욕을 생각하니 더욱더 생명을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모든 사슴 사냥을 금지한다고 명했습니다.
제석천왕이 이 광경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하지만 의심스러웠어요. 그래서 많은 사슴 떼를 보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 녹색의 것은 다 먹어치웠습니다. 백성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하지만 사슴을 잡을 수는 없었지요.
“농작물을 사슴들이 다 먹어치웠습니다.”
국왕에게 고하니 국왕이 말하길,
"나는 신용을 지켜야한다 사람이 동물보다 못 해서는 안 되느니라."
이 말을 들은 제석천왕은 감동했습니다. 제석천왕은 사슴들을 모두 거두어들이고 풍년이 들게 해 곡식을 두 배로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경전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사슴왕은 동물이고 축생의 몸을 하고 있지만 청정한 본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존재를 아끼는 순수함이 있었고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구하려했습니다.
국왕은 인간이 사슴보다 못 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사슴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사슴이 구해준 사람은 배은망덕하게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져버렸고 왕비는 탐욕 때문에 분노를 참지 못 해 죽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정말로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모든 존재가 본성을 깨달을 수 있다는 걸 믿어야합니다. 본래 성품은 모든 존재가 다 가지고 있고 청정합니다. 다만 청정한 본성이 매몰되어 있어 많은 번뇌가 일어나고 죄업을 짓습니다.
이 오염된 경계를 떠나 청정한 본성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결심을 했으면 의지를 굳건히 해야 오염된 경계에서 청정한 본성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깊이 사유하고 정진해야 합니다.
- 증엄스님의 설화에 담긴 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