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아라한이 사미를 데리고 산길을 걸어가는데, 사미는 날마다 도인의 집에 가서 밥을 얻어 왔다. 언덕을 지날 때에는 그 길이 위험하여 사미는 땅에쓰러지면서 밥을 진흙에 엎질렀다. 사미는 더러워지지 않은 밥은 스승의 발우에 담고, 더러워진 밥은 물에 씻어서 자기가 먹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스승은 물었다.
“왜 너는 버려야 할 밥을 씻어서 먹느냐?”
사미는 대답하였다.
“걸식하러 갈 때에는 날이 맑았는데 돌아올 때에는 비가 왔습니다. 그래서 언덕 길에서 미끄러져 밥을 엎질렀습니다.”
스승은 잠자코 선정에 들어 그것은 용이 사미를 괴롭힌 것인 줄을 알고, 곧 일어나 언덕 위에 가서 지팡이로 언덕 밑을 두드리며 휘저었다. 용은 늙은 첨지로 변하여 와서 머리를 땅에 대었다. 사문은 물었다.
“너는 무슨 이유로 우리 사미를 못살게 구느냐?”
용은 대답하였다.
“감히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얼굴을 사랑할 뿐입니다.”
용은 이어 말하였다.
“무엇하러 날마다 그렇게 다닙니까?"
”밥을 빌러 다니는 것이다.”
"원컨대, 오늘부터 내 목숨이 끝날 때까지 날마다 제 방에서 공양하십시오.”
사문은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었다. 그리고 돌아와서 그 사미에게 말하였다.
“너는 가서 밥을 빌어 거기서 먹고 다시는 밥을 가지고 오지 말라.”
사미는 날마다 나가 밥을 빌어 거기서 먹었다. 그 뒤에 사미는 그 스승의 발우 안에서 두 세 개의 밥알을 보았는데, 향기롭고 맛있기가 세상의 밥이 아니었다. 사미는 스승에게 물었다.
“천상에서 공양하십니까?”
스승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사미는 그 스승이 어디서 공양하는가를 엿보아 알고 곧 스승의 평상 밑에 들어가 평상 다리를 잡고 있었다. 스승은 선정에 들어 평상에 앉은 채로 용왕의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으로 날아갔다.
용왕과 부인과 여러 미녀들은 모두 나와 사문에게 예배하고 또 사미에게도 예배하였다. 스승은 비로소 깨닫고 사미를 불러내어 말하였다.
“너는 마음을 바로 하여 흔들리지 말라. 무엇 때문에 이 떳떳하지 않은 모양을 보고 마음을 더럽히겠느냐?”
공양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사미에게 말하였다.
“그에게 비록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과 부인과 종들이 있지마는 아직 축생일뿐이다. 그리고 너는 사미로서 아직 도는 얻지 못하였으나, 반드시 도리천에 나서 그보다 백 배나 훌륭하게 될 것이다. 부디 네 뜻을 더럽히지 말라.”
그리고 또 사미에게 말하였다.
“첫째 그것은 맛있는 음식이지마는 용이 입에 넣으면 그것은 곧 두꺼비로 변하므로 구역질이 나서 토하여도 도로 들어간다. 그래서 밥을 물리치고 다시먹지 못한다. 둘째는, 그 여자들이 아름답지마는 부부의 예를 행하려 하면,두 마리 뱀으로 변하여 서로 교접하게 된다. 셋째는, 그 용의 등에 거꾸로 된 비늘이 있는데 그 속에 모래가 생겨 그 고통은 가슴에까지 온다. 용에게는 이런 세 가지 고통이 있다. 너는 왜 욕심을 내느냐?”
그러나 사미는 듣지 않고 밤낮으로 그것을 생각하면서 먹지 않다가 병을 얻어죽었다. 그래서 그 혼은 용의 아들로 태어나 위신이 아주 사나웠고, 그 아비는 목숨을 마치고 축생을 벗어나 사람으로 태어났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도를 얻지 못한 사람에게는 도와 국왕의 내밀한 것을 보이지 않아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