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없는 겁 전에 어떤 공작왕(孔雀王)이 있었다. 그는 5백의 부인 공작을 데리고 서로 어울려 여러 산을 돌아다니다가, 빛깔이 아주 좋은 파랑새를 보고는 5백의 부인을 버리고 그 새를 쫓아갔다. 파랑새는 단 이슬과 맛있는 과실만 먹었다.
그 때 그 국왕의 부인이 병이 들었는데 꿈에 공작왕을 보고 깨어나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은 중한 상금으로 그것을 구하십시오.”
왕은 활꾼에게 명령하였다.
“누구나 공작왕을 잡아오는 자가 있으면 금 1백 근을 주고 처녀를 주어 아내로삼게 하리라.”
활꾼들은 여러 산에 흩어져 있다가 어떤 공작이 파랑새를 쫓아다니는 것을 보고, 곧 곳곳마다 여러 나무에 꿀반죽을 발라 두었다. 공작은 날마다 파랑새를 위해 그 꿀반죽을 가져다 먹이는데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사냥꾼은 제 몸에 꿀반죽을 바르고 있었다. 공작이 꿀반죽을 취하러왔을 때 사냥꾼은 그것을 잡았다. 그는 사냥꾼에게 말하였다.
“내가 온 산의 금을 줄 것이니 나를 놓아 주십시오.”
그 사냥꾼은 말하였다.
“왕이 내게 금과 아내를 주신다 하였으니 그것만으로 넉넉하다.”
그리하여 바로 가지고 가서 왕에게 바치자,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은 부인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나를 잡아왔습니다. 원컨대 물을 가져다 주십시오. 주문을 외우고 그 물을 부인에게 주어 마시게하고 목욕시키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 만일 낫지 않으면 그 때 가서 죽여도늦지 않을 것입니다.”
왕은 곧 물을 주어 축원하게 한 뒤에, 그 물을 부인에게 주어 먹게 하자 병은 이내 나았다. 그리고 궁중 안팎의 온갖 병자도 모두 그 물을 마시고 다 나았다. 그리하여 여러 나라의 왕과 백성들로 그 물을 가지러 오는 이가 무수히 많았다.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차라리 끈으로 내 발을 나무에 매어 주십시오. 저 호수 위를 자유로이 왕래하면서 축원하여 모든 사람들이 마음대로 와서 물을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왕은 좋다고 말하고 곧 나무에 매어 호수에 넣고 자유로이 축원하게 하였다. 그 물을 마시는 귀머거리와 장님은 곧 듣고 보며, 절름발이와 곱사등이는 모두다리와 등을 펴게 되었다.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온 나라의 온갖 나쁜 병이 모두 낫게 되므로 백성들은 하늘신[天神]이나 다름없이 나를 공양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곳을 떠날 마음이 없습니다. 대왕은 내 발을 풀어 주십시오. 나는 자유로이 왕래하면서 호수에 들어갔다가 날이 저물면 이 들보 위에 와서 자겠습니다.”
왕은 곧 풀어 주게 하였다. 이렇게 몇 달을 지내다가 공작은 들보 위에서 크게 웃었다. 왕은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웃느냐?”
공작은 대답하였다.
“나는 천하의 세 가지 어리석음을 비웃었습니다. 첫째는 내가 어리석고,둘째는 그 사냥꾼이 어리석으며, 셋째는 왕이 어리석습니다. 내가 5백의 아내와 놀기를 버리고 탐욕 때문에 파랑새를 따라갔다가 사냥꾼에게 잡혔으니, 이것이 나의 어리석음입니다. 다음에는 내가 온 산의 금을 주려 하여도 그 사냥꾼은 받지 않고 ‘왕이 내게 아내와 금을 줄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사냥꾼의 어리석음입니다.
다음에는 왕이 신기로운 의왕(醫王)을 얻어 부인과 태자와 온 나라의 병자들이 모두 나아 단정하게 되었습니다. 왕은 그런 신기로운 의왕을 얻고도 굳이잡지 않고 도리어 놓아 주었으니, 이것은 왕의 어리석음입니다.”
공작은 이렇게 말하고 날아가 버렸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공작왕은 바로 내 몸이요, 국왕은 너의 몸이며, 국왕 부인은 지금의 조달(調達)의 아내요, 그 때의 사냥꾼은 바로 저 조달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