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묵대사는 효자스님으로 유명하다.출가인들이 대체적으로 속가의 부모형제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데 진묵대사는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는 1562년에 태어나 1633년에 세상을 떠났다. 70여 년의 생애에서 기이한 일화들도 많이 남겼다.
대사는 전주 왜막촌에서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대사는 그 마을 뒷산에 있는 일출암에 주석하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왜막촌을 오르내렸다. 여름이 되면 모기가 매우 극성을 떨었다. 아무리 모깃불을 놓아도 왜막촌의 모기는 극성스러웠다. 대사는 어머니가 모기 때문에 고생하시는 것을 보고 산신에게 명했다.
“앞으로는 일체 모기를 이곳에 머물지 못하게 하라. 만일 그러지 않으면 내 혼을 내 줄 것이다.”
그날부터 모기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대사의 도력에 다시금 감탄하면서 생불이 오셨다고 칭송 하였다. 그렇게 어머니를 봉양하였지만 주어진 천명은 어쩔 수 없었다. 어머니는 숙한으로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다. 대사는 그의 어머니를 만경현 북쪽에 있는 유앙산에 안장 하였다. 그런데 여기에 재미있는 전설이 하나 생겼다.
그것은 누구나 대사의 어머니 무덤에 술과 떡, 과일 포 둥을 준비해 제사를 지내면 그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마을 사람들은 물론 멀고 가까운 모든 이웃마을 사람들까지도 앞다투어 와서 제사를 지내곤 했고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향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봉분이나 묘역도 옛날 그대로이고.
하루는 절에서 불사를 하는데 부전을 뽑았다. 대사가 그 중 가장 나이가 어렸는데 대중들은 한결같이 대사에게 부전을 보라고 하였다.
“일옥수좌가 나이도 어리거니와 행이 가장 청정합니다. 그에게 부전을 시켜 불단을 호위하고 향로를 받드는 소임을 맡김이 좋겠습니다.”
주지가 일옥스님의 의중을 떠 보았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일옥스님이 말했습니다.
“저야 뭐든 시켜 주시면 하겠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나서 주지가 꿈을 꾸었는데 그 꿈에 밀적금강신이 나타나 주지에게 말했다.
“일옥스님은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없는 분입니다. 우리는 모두 부처님을 호위하는 신들인데 오히려 부처님에게 예경을 받아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니 빨리 부전 소임을 다른 사람으로 바꿔 주시기 바랍니다.”
주지는 꿈을 깨고 나서 비로소 일옥스님이 대도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속히 다른 스님에게 부전을 맡겼다. 그 후 밀적금강신이 다시 주지 꿈에 나타나서 말했다.
“이제야 안심하고 부처님의 호위 소임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자중하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대중들도 일옥스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
- 동봉스님이 풀어쓴 불교설화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