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약속이 있어
명동거리를 나왔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성형외과 광고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합니다.
문제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지나치게 획일화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 겉모습에 치우쳐,
내면을 보려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움의 정의를
다시 세워야 하는 겁니다.
옛날이야기 ‘박씨 부인전’에는
겉모습보다 내면이
훨씬 중요하다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때는 조신시대였습니다.
결혼식 날 처음 본 신부 박씨의 얼굴은
마주하기 힘들만큼 흉측했습니다.
신랑과 시어머니의 모진 구박을
견디지 못한 박씨는
뒤뜰에 있는 작은 집에
몸을 숨긴 채 외롭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흉측한 외모와
달리 재주가 매우 뛰어났습니다.
망아지를 사다 키우면
천리마가 되었고,
그녀가 지은 옷은
천상의 옷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외모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누구도
그녀가 아름다운 선녀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흉측한 외모로 그녀를
판단했기 때문이죠.
알고 보니 그녀는
아름다운 선녀였던 겁니다.
남편은 겉모습만으로
아내를 평가했던 자신의 잘못을 빌며,
모든 관직을 내려왔습니다.
내면을 볼 수 없는 자신이
어찌 나랏일을 하겠냐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겉모습보다 내면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결국은 겉모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왜 하필 박씨가
선녀여야 하는 걸까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한 뒤에야
남편이 잘못을 뉘우쳤다는 설정도 못내 아쉽습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나던 겉모습 뒤에
감춰진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해봅시다.
- 월명스님의 희망레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