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의 도시 칼레는
1년 가까이 영국군의 거센 공격을 막으며
힘겨운 날들을 보냈습니다.
끝내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는
영국의 왕에게 자비를 구했습니다.
영국 왕은
“모든 칼레 시민의 생명을 보장할 테니
시만 6명이 대표로 목을 매 처형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순식간에 칼레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누가 죽음을 자처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그 여섯 중 한 사람이 되겠소”
라고 외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이 있었습니다.
칼레시에서 가장 부자였던
외슈타슈드 생 피에르였습니다.
뒤이어 칼레시장과 법률가
그리고 부유한 귀족들이 일어났습니다.
6명을 처형하겠다는 명령에
총 7명이 자진한 겁니다.
한 사람을 제외시켜야 하는데
누구도 포기하지 않아 제비를 뽑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리되면 인간인 이상
행운을 바라지 않을 수 없으니
숭고한 정신에 대한 모독이라는
판단 아래
내일 아침 처형장에
가장 늦게 나온 사람을 빼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6명이 처형장에 모였으나
외슈타슈드 생 피에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해 그의 집으로
가 보았더니,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겁니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살아남으면
순교자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염려해
먼저 죽음을 택한 겁니다.
이에 감동한 영국왕비는
왕에게 자비를 베풀어주길 원했고,
왕은 왕비의 소원을 받아들여
처형을 취소했습니다.
마치 동화 속 이야기 같지만
엄연히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과연 우리나라에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장 힘없고 가난한 사람이
강압적으로 처형장에 끌려갈 확률이 높겠죠.
생피에르와 같은 지도자가 많아지길 기도합니다.
- 월명스님의 희망레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