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수면 위에 고요하게 떠 있는
연꽃을 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앞 못 보는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졌던 심청이를 구해준 것처럼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고운 꽃잎으로 감싸안아줄 것만 같습니다.
연꽃은 예나 지금이나 나의 동심을 자극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연꽃이 지저분한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도 신비로운 일입니다.
마치 더러운 곳에 맞닿아 있을지라도
환경에 지배당하지 말라고 이르는 것만 같습니다.
제 몸을 빌려 환경을 탓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가르쳐주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조상대대로
연꽃을 청아함의 상징으로 여겨왔습니다.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 하여
더러운 곳에 있어도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함을 잃지 않는다고
칭송했던 것입니다.
불교에서도 연꽃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진흙을 일컬어 사바세계라 부르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속세가 그러하니
이를 딛고 일어나 푸른 하늘을 향해
꽃을 피워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깨끗하게 자라는 연꽃처럼 살아갈 때
인간답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꽃 하나에 뭐 그리 많은 의미를
부여하느냐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이른 새벽 잔잔한 수면 위에 떠 있는
연꽃을 보면 알게 됩니다.
속세를 떠나
호젓한 산길을 걷는 것처럼
마음이 고요해질뿐더러 나를 괴롭히던 근심걱정이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희망이 생기는 것입니다.
- 월명스님의 희망레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