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벽에 부처의 머리만 보이네.
머리만 부처이고 몸은 아직 돌벽 그대로이네.
몸까지 부처가 되려면 또 몇 생을 수행해야 하나.
긴 긴 세월을 비바람 속에서도 견디어
추위도 더위도 잊고 '나'마저도 잊고 견디었건만
이제야 머리만 새겨졌다.
몸까지 부처가 되려면
돌이 되도록 앉아 있어야 하나봐
얼마나 더 긴 세월을 견뎌야 하나.
무서운 비바람에 휩쓸려 부서지지는 않을까.
관세음보살님, 당신의 자비로
저 돌벽이 부서져 흙바람이 되지 않게 안아주소서.
저 돌벽에 몸마저 부처로 새겨지는 날까지........
지은이 : 구본일